EP.02 그런데 미세플라스틱이 뭐야?🐟

2020. 7. 13. 10:27쎄오의 환경이야기

우리가 플라스틱을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9년, 당구공을 만들 재료를 찾다가 발명되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상아를 깎아 만들던 당구공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새로운 물질을 찾다가 플라스틱을 발명하게 되었다.

 

이후, 1950년대부터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플라스틱은 깎이거나 녹슬지 않고 변형 없이 오래 견디는 성질인 내구성을 인정받아 지난 150년간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 잡게 되었다. 이제는 일상에서 플라스틱이 아닌 것은 찾기 힘들 만큼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단한 플라스틱 병 말고도 흐물흐물 거리는 비닐봉지도, 우리가 매일 입고 다니는 옷의 일부(아크릴, 폴리에스터 등)도, 일회용 용기나 포장재로 자주 사용하는 스티로폼도 사실 전부 다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여 생활의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쓰이지만, 버릴 때는 문제가 된다. 전편에서도 언급했듯, 플라스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플라스틱을 매립할 경우 땅에서 썩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500년, 소각은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재활용이 가능하다지만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은 약 63억 톤 이상이며 이 중 9%만이 재활용되고 12%가 소각 처리되며, 79%는 그대로 버려진다고 한다. 이들은 어딘가에 버려져 작고 작게 쪼개져서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길이나 지름이 0.001mm~5mm 이하인 플라스틱을 말한다.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무수한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새를 죽이고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킨다. 미세 플라스틱의 크기는 무궁무진하여 바다의 작은 미생물들부터 생선, 고래, 그리고 바다새들까지 바다의 모든 생명체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고 섭취한다. 바다거북들은 해수면의 비닐봉지를 해파리와 같은 먹잇감이라 생각하고 먹는다. 바다거북이 먹은 비닐봉지는 소화되거나 배설물로 나오지 못하고 뱃속에 남아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는 요인이 된다. 바다의 새들 또한 마찬가지로 표면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들을 먹이와 구분하지 못하고 입에 물고 날아가 해변의 아기새들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로 준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오션(Plastic Ocean)'에서는 위가 200개 이상의 플라스틱 조각들로 가득 찬 채 죽은 바다새들이 나온다. 

 


미세 플라스틱의 문제점은 해양생태계 오염뿐만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우리 사람의 몸에도 섭취된다는 데에 있다. 인간이 먹는 생선, 조개, 새우 등 해산물 및 해조류에는 물론, 정제된 소금과 식수에도 수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음식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도 '미세먼지'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인간의 미세 플라스틱 섭취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먹는 해산물, 해조류에도 들어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의 몸속에 들어오면 어떤 영향을 끼칠까?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놀랍게도)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플라스틱이 수많은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단 플라스틱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 유발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물질은 에스트로겐 활성을 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에스트로겐 활성(다시 말해, 'EA')란 BPA, 프탈레이트 같은 물질이 체내로 들어가서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시대가 거듭될수록 플라스틱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어린 세대들은 그 윗세 대보다 BPA수치가 배로 높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비스페놀 A 또는 BPA라고 불리는 물질에 광대하게 노출되어 있다. 몇 년 전부터 BPA 물질이 환경호르몬을 유발한다는 사실에 BPA free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BPA만이 문제 오염물질은 아니다. BPA가 없는 플라스틱의 90% 이상이 에스트로겐 활성을 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하지만 정부와 판매기업은 어떤 플라스틱 제품이 어떤 화학물질을 배출하는지 규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알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 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이 내뿜는 화학물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쩌지? 이제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야 하나?' 슬프게도 현대사회에서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기란 이미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주변은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 마트에 가서 식료품 하나만 집어도 플라스틱 용기, 비닐용기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아예 없이 살기는 힘들지만 '적게' 사용하며 살 수는 있다. 쓰레기로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일회용품 또는 식료품 포장 제품이다. 배달음식을 줄이고 장을 볼 때는 불필요한 포장용기에 쌓여있는 제품은 되도록이면 사지 않는다. 미리 식료품을 담을 용기 등을 가지고 가서 친환경 Bio가게, 제로웨이스트 가게 등에서 장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재활용 방법도 좋지만 결국은 제조량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플라스틱 제조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덜 사고 덜 써야 한다. 처음에는 언뜻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천할수록 점점 줄어드는 쓰레기 양과 환경을 지킨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플라스틱 줄이기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에코페미니즘](여성환경연대 저), [Plastic Ocean], [한국의 사회동향 2018] (통계청 통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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