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6. 10:12ㆍ쎄오의 환경이야기
내가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나의 건강,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
최근에 '기후변화', '기상이변', '이상기후'라는 말이 많이 들리고 있다. 요즘은 기후변화가 더욱더 가속화되어 이제는 '기상 위기'라는 단어가 더 적합할 정도라고 한다. 올해 여름, 한국에서는 전에는 없던 엄청난 기간의 장마가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주인 9월 8일, 미국 콜로라도주에서는 하룻밤만에 기온이 약 40도가 떨어지면서 한여름에 폭설이 내렸다. 내가 있는 프랑스에서는 작년 한 해, 1400여 명의 사람들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전 세계는 매년마다 더 심해지는 폭염과 이상기후로 고통받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기후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이런 이상기후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변화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이용하기, 물 낭비하지 않기 등등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오늘날, 육류는 우리 식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기로 주 단백질을 섭취하고, 고기를 먹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이제 고기 없는 식단은 아쉬움과 섭섭함이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육식문화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하다. (나 또한 그랬듯이.)
먼저,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에 의한 기후의 이상현상을 말한다. 이 온실효과는 대기와 지구가 더욱 따뜻해지는 것을 말하며, 이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GHGs: Greenhouse Gases)'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발생한다. 그리고 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6대 온실기체로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₆)이 있다. 그래서 흔히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어떻다 하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들 얘기한다. 그런데 UN이 발표한 온라인 보고서에 따르면 가축을 기르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모든 교통수단의 배기가스보다 많으며, 또한 소와 다른 가축들이 내뿜는 메탄이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보다 86배 더 해롭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축산업은 지구 상의 막대한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축산업에 소모되는 물의 양은 전 세계 물 소비량의 30%를 이루고 있으며, 지구 땅 표면의 45%가 축산업에 사용된다. 가축이 먹는 곡식을 기르기 위해서다.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파괴의 이유도 91%가 축산업을 위한 방화 및 벌목이다. 육류제품과 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구상 전체 생물량에서 인간과 인간이 키우는 가축동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97%나 되지만, 야생동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2-3%밖에 되지 않는다. 야생동물이 전체 생물량의 99%를 차지했던 1만 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그 정반대가 된 것이다.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남과 동시에, 인간이 키우는 가축을 공격하고 잡아먹는 야생동물의 몰살 때문이다. 이제 지구는 인간의 소유물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회용품 안 쓰고 하는 이런 것들이 전체 에너지를 쓰는 데 있어서 차지하는 부분은 굉장히 작아요.
(사실) 고기를 덜 먹는 게 훨씬 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 전 국립 기상과학원장 조천호 님
나도 작년까지만 해도 굉장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Okja)를 보고 난 후에도 고기를 줄여보자 결심했지만 작심삼일뿐, 다시 원하는 만큼 맛있는 고기를 마음껏 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물 권리뿐만 아니라 건강문제, 그리고 기후위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고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먹지 않는다. 고기는 물론 유제품 또한 사지 않게 되었다.
기후변화를 위해 우리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은 고기섭취를 줄이는 일이다. 하룻밤에 식단을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문제를 인식하고 식습관을 조금씩 바꿔 나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몸도 마음도 새로운 식단에 익숙해지고 덩달아 뿌듯한 마음으로 매일 식사를 마칠 수 있다.
'What you buy is what you vote.' (사는 것은 투표하는 것이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그 제품을 지지하고 더 원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우리가 환경을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마트에서 계속해서 고기와 유제품을 구매하고, 식당에서 고기메뉴를 주문한다면 육류 및 유제품 생산은 전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축산업계는 끊임없이 지구의 수많은 자원을 고갈하고 탄소를 배출해내며 결국 기후위기의 가속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지구를 지켜낼 투표권이 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 과학자들이 아무리 말해도 당신이 현실부정하는 10년 후 팩트]
🕵️♀️점점 볼수록 빠져들어 [Cowspiracy(소에 관한 음모; 지속가능성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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